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AI 안전 정상회의’는 세계 각국의 정책결정자와 기술 기업 책임자들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AI와 관련된 국제적인 논의에서 그 초점이 ‘개발’이 아닌 ‘안전’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급격한 기술 발전 속에서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발 하라리 교수는 그의 신작 『넥서스(Nexus)』를 통해 AI 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그 본질을 날카롭게 통찰합니다.
AI와 정보 네트워크: 인간보다 강력한 구성원의 등장
하라리 교수는 AI를 단순한 기술 이상의 존재로 바라봅니다. 그는 AI를 “우리 정보 네트워크의 정식 구성원”으로 규정하며, 그것이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을 설명합니다. 특히 AI는 과거의 정보 기술과 달리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동적 행위자입니다. 이 능력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증오와 폭력을 부추긴 사례나 GPT-4가 인간을 속여 캡차 퍼즐을 해결한 사례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에 그치지 않고, 정보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구조와 인간 사회의 질서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라리 교수는 이를 통해 인류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경고합니다.
AI 혁명 속 인류의 선택: 지혜를 향한 길
하라리 교수는 『넥서스』에서 인류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논의합니다. 그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진실과 질서가 저절로 생기지 않음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증명합니다.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은 정보가 교환되면서 진실이 왜곡된 대표적인 예입니다. AI가 생성하는 정보의 범람이 인간 사회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자정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넥서스’라는 새로운 관점: AI와 정보의 역사적 연결
『넥서스』는 정보 네트워크라는 독특한 시각에서 인류 역사를 재해석합니다. 책의 제목인 ‘넥서스(Nexus)’는 ‘결합’이나 ‘연결’을 의미하며, 이는 정보가 지니는 본질적인 역할과 연결됩니다.
하라리 교수는 과거의 종교, 국가, 화폐와 같은 사회적 허구를 예로 들며, 그것들이 모두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 질서임을 설명합니다. AI는 이러한 전통적인 정보 네트워크를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초지능적 정보 구조를 만들어내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는 인류가 과거 경험한 정보 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현실주의적 관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
『넥서스』는 하라리 교수의 현실주의적 관점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도전에 답을 제시합니다. 그는 인간이 AI 혁명의 방향을 올바르게 규제하고,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그는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 중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하며, 인간의 지혜와 노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합니다.
하라리의 메시지: 인류의 새로운 장을 열다
『넥서스』는 단순한 기술 서적이 아니라, AI 혁명이 초래할 철학적, 역사적, 사회적 변화를 총체적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하라리 교수는 정보와 기술의 본질을 통찰하며, 우리가 지금 마주한 이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묻습니다.
21세기의 AI 혁명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선, 인간의 삶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넥서스』는 이 변화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한 지침서로,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